세계 각국 정·재계, 학계, 시민사회 등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례 총회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기후와 식량, 그리고 에너지 위기 속에 세계 각국 정상과 경제계 주요 인사들은 2023년 다보스 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한다.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조각 난 세상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 이날 행사의 첫 세션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오픈 포럼 '자연과의 조화'가 진행됐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향후 10년 동안 전 지구적으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위험 10개 중 1~4위를 기후 위기 관련 내용으로 꼽았다. 세계경제포럼은 16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열리는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2023 세계위험보고서'를 지난 11일 공개했다. 여기서 '세계위험'이란 GDP, 인구, 천연자원 등에 상당 부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문제 1위는 '기후변화 완화 실패'였다.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효과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 변화 등에 실패하는 것을 말한다. 2위는 '기후변화 적응 실패'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 탄력적 기반 시설 부족과 같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에 실패하는 것을 말한다. 3위는 '자연재해와 이상기온 현상', 4위는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로 나타났다. 5위부터는 대규모 비자발적 이주, 천연자원 위기, 사회적 양극화, 만연한 사이버 범죄, 지리 경제적 대결, 대규모 환경피해 사고 등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9월 7일부터 10월5일까지 전 세계 정부·기업·학계·국제기구·시민사회 소속 전문가 12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세계위험인식(GRPS)' 결과를 담았다.
지난해 같은 보고서에서도 기후 위기는 주요 위험이었다. 1위는 '기후 행동 실패', 2위는 '극단적인 날씨', 3위는 '생물다양성 손실'이었다. 올해와 다른 항목들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전 세계 전문가들이 기후, 환경 부분이 향후 10년 이내 인류의 가장 큰 위험이 된다는 흐름을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인류의 기후 위기 대응 전망과 관련해 보고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보고서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우리가 중요하게 인식하는 사안이지만 상당한 정책 변화나 투자가 없으면 기후변화 영향, 생물 다양성 손실 등은 생태계 붕괴를 가속화하고 자연재해의 영향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필요한 것과 정치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괴리가 드러났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화석연료 의존도 줄이고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계획 '리파워 EU' 등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있지만 향후 2년간 기후 위기를 막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는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기후 위기 대응 정책과 투자가 없다면 보고서는 “홍수, 폭염, 가뭄과 기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 심각하고 빈번해짐에 따라 더 많은 인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예측했다. 결론적으로 “준비가 가능한가”라고 자문하며 “국제 협력은 10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에 도달했다. 국가별 대비와 글로벌 협력 사이에 더 나은 균형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함께 행동해야 하고 다음 글로벌 충격에 대한 집단적 준비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보스포럼에서 주요 현안으로 기후 위기 등을 다루는데, 주제에 걸맞지 않게 참석하는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무분별하게 전세기를 타고 오는 모습에 비판이 일었다. 항공기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본부는 13일 네덜란드 환경연구그룹 CE 델프트(CE Delft) 조사 결과를 발표, 지난해 다보스포럼 기간(5월 21~27일) 동안 전세기 1040대가 개최지 주변 공항에서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포럼이 열리지 않는 평소 때와 비교했을 때 2배 높은 수준이다. "파리협정에 전념한다던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이 보여준 위선"이라며 "세계 인구 80%가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지만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는 항공기의 온실가스로 고통받는다"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53%는 비행거리가 750㎞에 미치지 못하는 단거리 운항이었다. 비행거리가 50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38%에 이르렀다. 심지어 21㎞를 이동하려고 전세기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거리를 비행기로 이동한 셈이다. 그린피스는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이 무분별하게 전세기를 이용하면서 지난해 행사 기간에만 9700t에 이르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됐다”며 이 시기에만 전용기들은 총 9700톤의 탄소를 내뿜었으며, 이는 승용차 35만대가 일주일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세계 인구의 80%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데, 비행기 배출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전념한다던 다보스포럼이 '전세기 대풍년(private jet bonanza)'을 맞게 한 건 위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전 지구적 합의안으로 2016년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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