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테크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의 모든 기술을 가리키며,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 달성을 목표로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기후 위기를 꼽은 바 있다.
시장 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 테크 관련 벤처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2020년 160억 달러(약 18조 4,000억 원)에 달했다. 2012년 10억 달러에 불과했던 투자금은 10년 사이 16배가량 증가했다. 2021년에는 2020년의 2배가 넘는 400억 달러(약 51조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시장조사기관 홀론 아이큐(HolonIQ)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후 테크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700억 달러, 약 86조4800억여 원에 달했다. 국내 벤처 투자 총액(7조 원)의 12배가 넘는 규모다. 더 놀라운 건 증가율이다. 전 세계에서 달러 기반 벤처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42% 감소하는 동안, 기후 테크 벤처 투자는 89% 증가했다. 돈줄이 말라붙은 벤처 투자판에서 오직 기후 테크로만 돈이 흘러 들어간 것이다.
기후 테크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과제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 특히 빠른 속도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기후 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녹색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하려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기후 테크의 분류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미티게이션 : 교통, 물류, 농업, 식량, 토지이용, 에너지,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단소를 감축하거나 흡수
2. 어댑테이션 :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진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돕는 기술. 또한 기후 및 지구 데이터를 생성 및 분석하는 것, 탄소 배출량 관리를 위한 활동 포함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환경 파괴가 이런 방식으로 계속되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대유행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즉, 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 당장 앞으로 다가온 전 지구적 현실에 각국 정부는 탄소 중립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 역시 탄소 제로 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함을 인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후 테크 투자는 걸음마 단계다. 달러 기반 투자기관들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기후 테크’를 별도로 분류해 통계를 내고 있는 반면, 한국에는 ‘기후 테크 투자’를 종합하는 집계 자료조차 없다.
최근 기후 테크 녹색 스타트업인 스위스의 환경 기술 전문 클라임웍스는 크리스토프 게발드(Christoph Gebald)와 얀 부즈바허(Jan Wurzbacher)가 지난 2009년 공동 설립한 환경 전문 스타트업이다. 두 사람은 스위스 취리히에 소재한 기술 대학 ETH 취리히에 소속돼 있었다. 그 인연으로 회사는 ETH 취리히의 자회사가 됐다. 클라임웍스는 대기업 대상 매출 외에도 벤처캐피탈리스트 존 도어, 보험회사 스위스 리 등 다수의 기관과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7억 8000만 달러 이상 펀딩받았다.
클라임웍스(Climeworks)가 공기 중의 탄소를 포집해 이를 고체 광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클라임웍스는 감사 기관인 DNV로부터 탄소 제거 기술 및 공정에 대한 공식 인증을 받았다. 제3의 인증 기관이 클라임웍스의 탄소 제거 공정의 상용화를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클라임웍스는 독립 감사 기관의 참관 및 확인을 통해 대기의 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고체 형성물로 성형해 지하에 매설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공정은 세계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여러 회사가 클라임웍스의 공정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클라임웍스는 진공청소기의 원리를 이용한 탄소 포집을 구상했고 수년에 걸쳐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그 결과, 공기 중에서 탄소를 진공으로 빨아들이는 시스템을 완성하게 됐고, 이를 활용해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탄소를 제거하는 클라임웍스만의 독특한 방법도 개발했다. 가스를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을 보유한 카브픽스(CarbFix)와의 협력을 통해서다. 두 회사는 사실상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다. 카브픽스는 물에 탄소를 녹인 다음 현무암과 혼합해 형성물을 만들어 낸다. 만들어진 형성물은 지하에 저장된다. 그러면 약 2년에 걸친 자연 변화 과정을 거쳐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된다. 산업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광물이다. 클라임웍스는 아이슬란드에서 대규모의 탄소 제거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또 현재 아이슬란드 공장 인근에 연 3만 6000톤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공장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플랜트가 포집하는 탄소는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총탄소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정이 상용화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배출된 탄소량은 총 363억 톤으로 역대 최고치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트라이프, 쇼피파이 등 대기업들이 클라임웍스를 지원하고 있다. 기술을 높이 평가해 회사 초기부터 탄소 제거 기술을 도입했다. 개인이나 기업들은 또한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명목으로 클라임웍스와 거래하고 있다. 기업 대상 매출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제거 비용이 톤당 수백 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매출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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